오버로드 (Overload)
타이틀 : 오버로드.
장르 : SF 판타지
작가 : 마루야마 쿠가네
일러스트 :
역자 : 김원
펴낸 곳 : Novel Engine
포스트 수록 리뷰 - 1권
1권
타이틀 : 오버로드. 1
평점 : ★★★☆
0. 세기말을 맞이하며ㅡ
한 때 양산형 소설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꾸준히 많은 수요를 누렸던 작품군들이 있다.
게임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소설. 삶의 끝에서 새로운 삶을 얻게 되는 이세계 전생물. 생사의 갈림길에서 우연한 기연을 취하는 무협 소설. 수 많은 여성들을 희롱하며 공략하는 로맨스(*하렘) 소설(?). 이른바 말하는 양산형 소설의 수 많은 소재들을 모두 취합하면 어떻게 될까? 거기에 약간의 상상력과 참신함을 가미하는 거다.
근 미래. 가상현실기술이 상용화되며 유저들은 처음으로 공개된 가상현실게임 - 위그드라실 - 에 열광하게 된다. 확고한 세계관과 빠른 업데이트. 그리고 다양한 직업과 필드. '유저들이 만들어가는 역사'라는 해석하기 나름인 '완벽한 자유도'. 그야말로 하나의 이세계. 이 매혹적인 게임에 유저들은 깊히 빠져들기 시작했고, 그 무리 속에는 본 작의 주인공 '모몬가'도 있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다른 소설과 그리 다르지 않은 시작일지도 모른다.
다만 본 소설은 온라인 게임 '위그드라실'이 '다년간의 운영을 거치고 서비스 종료를 하루 앞으로 둔' 시점에서 시작한다는 독특한 시점에서 그 본색을 드러낸다.
찬란했던 게임의 역사를 추억하며, 그와 그들의 동료들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가는 것으로 소설은 프롤로그를 맞이하고. 그에 따라 마지막 까지도 끝을 지켜온 플레이어 모몬가는 세계의 종말을 맞이하는 밤. 이른바 말하는 서버종료를 기다리며 그와 동료들의 위업을 기리는 커다란 길드하우스에서의 추억에 잠겨 다소 허전함과 외로움을 맞이하고 있었다.
넓고도 호화로운 공간을 순회하는 수 많은 길드 NPC들 사이에서.
그는 유일무이한 인간으로써. 지배자로써 그 마지막을 지켜보고자 한다.
그리고 세기의 끝을 알리는 카운트 다운 속에서 본작이 '시작된다.'
1. 레벨업했어?
이 소설 속에서 주인공 일행에게 '본질적인' 성장이란 없다. 성장일기를 가장한 '실험일기' 같은 느낌이라고 봐도 좋을까. 이른바 말하는 '크리에이트' 소설 중에서도 유독 패도의 길을 걷는 소설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FPS나 격투게임. 또는 전략시뮬 등의 대전 게임에서 가장 비열한 행위는 무엇일까? 흔히 뉴비를 가장한 고수의 만행을 우리는 이렇게 부른다. '천민 학살' 또는 좋게 봐주더라도 '양민 학살'이라고.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글쎄.
새로운 세계를 접한 모몬가는 이세계에서의 행보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서비스 종료를 맞이하는 순간, 함께 이를 지켜보는 사람이 없다는 고독감에 괴로움을 느끼던 모몬가는 어느새 자신을 위로하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와 조우하게 된다. 어떻게, 어째서 라는 의문조차도 무색하게 세계의 이변은 빠르고 깊숙히 다가왔고. 이를 눈 앞에서 목격한 모몬가는 정보 수집과 확고한 상황파악을 위해 앞으로의 행동 방침을 세운다.
새로운 세계에서의 모몬가는 어떤 '플레이'를 할까?
이른바 말하는 게임감각으로 따진다면?
새로운 세계에 무방비하게 던져진 그는 다가오는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 않을까?
마치 훈련소를 갓 졸업한 뉴 게이머 처럼 말이다.
모몬가는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보다 생생한 증언과 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조심스레 주변을 탐색하던 중 우연히 작은 마을 하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타이밍이 좋지 않아 그 곳을 습격한 무자비한 무장집단과 조우하게 된다. 그들은 훈련받은 집단과 같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으며 일말의 자비도 없이 노인 아이 할것 없이 무차별 살육을 행한다. 모몬가는 그 모습을 보며 '인간'으로서의 자비심과 '캐릭터'로서의 탐구심을 저울질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윽고 그 난장판에 개입하기로 결정. '적'으로 규정한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긴 칼을 든 채 어린 소녀를 향해 내려치던 '적'을 발견한 모몬가는 작은 두려움 속에서도 고양감을 느꼈다.
이 세계가 더는 게임이 아니라는 느낌을 그 짧은 대치 상황속에서 체감했고 그는 자신이 지닌 능력 중 절명의 기운을 가진 오라를 방출한다. 제발 이것이 통하길 바라며 적을 가르킨다. 그리고 적은…
이 소설의 '화자'인 모몬가는 우습게도 단신으로 세계를 멸망시키는 것도 가능한 '신'과 같은 강함을 지닌 채 출발선에 선 것이다. 친숙한 와우(Wow)로 비유하자면, 서비스가 정식 오픈하여 설레는 마음으로 접속하여 계정을 만들고 막 게임에 접속했더니 캐릭터 이름이 '리치킹'이며 어째선지 무기로는 '서리한'을 들고 있고. 의아해하며 시선을 등 뒤로 돌렸더니 스컬지라는 정신 나간 세력이 자신을 향해 부복하고 있다. 심지어 그들을 호령하는 데스위스퍼나 신드라고사 같은 정신나간 보스들이 자신을 추종하고 있다. (불타는 성전은?)
그러니까.. 일반적인 유저(세계의 주민)의 평균레벨이 5이며, 강한자가 20 쯤 한다고 가정할 때. (심지어 최고레벨 상한이 60) 모몬가는 저 혼자 90++ 로 시작한다는 이야기.
그래서 우리는 소설을 읽으며 들을 수 없는 말을 혼자 지껄여보는 것이다.
저기저기. 레벨업했어? (아재 레벨업 돼요?)
2. 그래서 본질적으로
소설 오버로드는 더는 성장할 수 없는 사신과, 미지의 위협에 노출된 약자들의 시점을 공유하며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지고의 존재가 관측한 사건의 진실은 분명 명확한 개요와 보다 직관적인 해설을 부여하지만,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감정은 담고 있지 않다. 이를 해결한 것은 시점의 전환과 재 관측인데, 작가는 가장 강대한 이로부터 바닥을 기는 미물까지의 다양한 시선을 서술하여 보다 객관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고있다.
물론 지나친 시점의 변화는 독자가 좀처럼 이야기에 몰입하지 못하는 악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른바 말하는 '시즌이 바뀌었더니 주인공이 바뀌었습니다'. 심지어 오버로드에서는 '주인공'이 아닌 철저한 '화자'로서의 플롯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주인공이라고 믿었다가는 뒤통수를 맞는 충격을 느낄지 모른다. 라이트한 판타지노블을 생각하고 오버로드를 읽던 일부 독자들이 3권,4권이 지속되며 반쯤 떨어져 나간 이유이기도 하다. (정작 애니메이션에선 환호)
다만 이런 이질적인 생각을 가끔 하고는 한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약자들은, 결국 강자를 부각시키기 위한 존재가 아닌가? 약자의 성장은 미미하고 강자는 약자의 성장 따위 볼 틈도 없이 이야기를 끝낸다. 과연 '하나의 이야기에는 다양한 시선이 있다' 라는 전제를 두고 쓰는 소설일까? 그저 약자를 짓밟는 강자의 쾌감을 독자에게 주려는 것이 아닐까?
본질적으로 오버로드는 사랑과 우정을 노래하는 소설이 아니다. 분명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강대한 힘을 다루는 자들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선의와 악의 또한 구별하고 있지만 이는 유희용 소설의 한계로서 결코 성장 개념이 없는 소설임을 이해해야 한다. 개인이 아닌 집단 차원에서의 확장은 있으나, 이는 희생과 용기를 다루며 나아가는 자들이 아닌 일방적인 학살집단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가끔은 이런 것도 좋겠지ㅡ 라며 읽고 있는 필자이며 소설 자체에는 굉장히 큰 점수를 주고 있지만 주변에 추천할 생각은 없다.
인간을 바퀴벌레의 먹이로 삼아 심문하면서 웃는다는 장면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악에 길들여진 어른아이라서 그렇다는 것을 명심하자. 물론 소설은 소설일뿐이니 그렇게 진지할 필요는 없다.
본질을 명시하는 것은. 분명 본 소설 오버로드가 재미와 신선함을 겸비한 인기작이지만 '하얀 늑대들' 속의 희생과 용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 등이나 '재와 환상의 그림갈' 과 같이 인간 본연의 성장에 대한 감상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물론 '소설은 재밌으면 그만!' 이라면 아주 좋은 소설이다. (껄껄)
1권에 대한 포스트 리뷰는 소설 전체에 대한 감상을 서술하였으나,
이후 포스팅 추가 리뷰는 해당 권집에 대해 서술하고자 한다.
그러면 또.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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